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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http://www.gstatic.com/tv/thumb/movieposters/159657/p159657_p_v8_ac.jpg> |
영화는 여주인공인 Anna Holtz (Diane Kruger)가 마차를 타고 베토벤에게 향하면서 시작된다. 이때 들리는 바이올린 소리는 불안한듯 규칙적이게 베토벤의 죽음을 예고하듯 연주된다. 베토벤의 죽음으로 시작한 영화는 다시 1824년 베토벤이 교향곡 9번을 작곡하던 비엔나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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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https://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6/6f/Beethoven.jp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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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속 베토벤> |
영화에서 보여준 베토벤의 이미지는 내가 중학교 음악책에서 보았던 베토벤의 이미지와 상당히 닮아있었다. 중학교때 본 초상화속 베토벤의 이미지는 신경질적이고 고집이 강한 인상이 깊었는데 영화속 베토벤 역시 괴팍하고 호탕한 이미지를 보여주었다. (술집에서 베토벤은 한 남자와 팔씨름을 하기도 한다.) 다만 베토벤이 귀가 들리지 않는 것을 묘사하는 것이 조금 어설프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영화속에서 베토벤은 커다란 나팔관을 들고 다니며 귀에다가 대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었는데, 나팔관을 사용해 대화하는 것은 아주 가끔씩이었다. 게다가 가끔 속삭이며 말을 하기도 했다. (응?) 또 베토벤이 가끔씩 윗옷을 벗는 장면이 나오는데 상당히 근육질이었다. (베토벤이 운동에도 관심이 있었나?) 영화를 위해 근육질이었던 Ed Harris가 급히 살을 찌운 것 처럼 말이다. 하지만 이런 옥의 티만 빼놓고 본다면 Ed Harris가 연기한 베토벤은 아주 매력적이다.
베토벤의 괴팍함을 받아주며 베토벤의 악보 필사를 하는 Diane Kruger가 연기한 Anna Holtz 또한 상당히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예뻐..) 극중 Anna Holtz는 베토벤에게 추궁을 당하는 장면이 있는데 순간적인 감정 연기가 너무나 와닿아서 베토벤에게 '왜 그래요 아저씨!' 라고 소리치고 Anna Holtz을 안아주고 싶었다.
베토벤이 집을 비운사이 베토벤의 집을 청소해주는 Anna Holtz의 모습 또한 남자라면 '심쿵'하지 않고는 지나갈 수 없는 장면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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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하는 여자는 아름다웠다.> |
'The vibrations on the air are the breath of God speaking to man's soul. Music is the language of God. We musicians are as close to God as man can be. We hear his voice. We read his lips. We give birth to the children of God who sing his praise. That's what musicians are, Anna Holtz.'
(공기중의 떨림은 신이 인간의 영혼에게 말을 하는 걸세, 음악은 신의 언어지. 우리 음악가들은 신에게 가장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인간이야. 우리는 그분의 목소리를 듣고, 그분의 입술을 읽어 그분을 찬양하는 아이들에게 생명을 불어 넣어주는 걸세, 그것이 바로 음악가인거야 Anna Holtz)
물론 베토벤이 직접이야기 한 것은 아닐테지만 이 대사를 통해서 음악을 신과의 매개체로서 경건하게 대하는 베토벤의 마음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실제로도 베토벤은 이렇게 느끼지 않았을까?
베토벤이 Anna Holtz의 도움으로 교향곡 9번을 사람들에게 선보이는 장면은 단연 이 영화의 핵심이자 명장면이다. 귀가 들리지 않아 제대로 지휘를 할 수 없던 베토벤은 지휘를 포기하려 하지만 Anna Holtz는 자신이 앞에서 지휘를 도와줄 테니 함께 무대로 올라가자고 한다. 연주가 시작되고 베토벤과 Anna Holtz가 서로를 바라보며 지휘를 시작한다. 곡이 계속 될 수록 베토벤과 Anna Holtz의 교감 또한 점점 깊어지며 영화를 보는이 또한 그들의 손짓에 점점 집중하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4번째 악장의 합창부분이 터져 나온다. 합창을 시작하기전 카메라가 합창단을 한사람 한사람씩 클로즈업 하다가 Anna Holtz의 지휘가 격렬해지며 시작되는 하이라이트 부분은 내게 벅차오르는 무언가를 느끼게 해주었다. 그리고 마치 내가 베토벤이라도 되는 것 처럼 베토벤의 지휘하는 모습을 카피(copy)해 손을 휘젓게 만들었다.
Copying Beethoven은 지루할 수 있는 클래식이란 소재로 베토벤과 Anna Holtz 사이의 관계 그리고 그들과 교향곡 9번 사이의 관계를 가지고 이야기를 만들고 내용의 전개 또한 전혀 지루하지 않고 몰입감있게 흐르며 영화의 전체적인 색은 어둡고 잔잔하지만 배우들의 명연기가 자연스럽게 스며든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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